Project Epic
강아지가 어디까지 배울 수 있는지에 도전하는 프로젝트
강아지가 어디까지 배울 수 있는지 실제로 확인해 보는 프로젝트입니다. 가르치다 보면 사람도 배웁니다. 학습의 원리와 인지를 공부해야 하고, 일관된 기준과 정확한 타이밍을 지키려면 자기 행동부터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과 강아지가 같이 성장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증명된 사실, 제 가설, 아직 답이 없는 질문을 구분해서 썼고, 출처가 있는 내용에는 링크를 달았습니다.
1부 · 문제의식
1. 강아지의 학습 능력은 저평가되어 있다
외계인이 사람을 잡아다 관상용으로 키운다면, 언어도 배우지 못한 그 사람들은 로켓도 양자역학도 영화도 만들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고 사람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강아지 훈련이 지금 비슷한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훈련은 강아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말썽 없이 정해진 일을 해내게 하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평생 유치원만 다니는 셈입니다. 초등학교도 대학도 없이 거기서 끝납니다.
사람도 수십 년을 공부해야 양자역학을 만들고 이해합니다. 강아지도 오래 걸리더라도 난이도를 계속 올려 가며 가르치면, 지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 프로젝트는 그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2. 기본 가정 — 능력의 한계를 두지 않는다
강아지는 여기까지만 한다는 통념은 증명된 적이 없습니다. MRI를 동원해도, 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건지 제대로 된 교육을 오래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안 드러난 건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평생 유치원만 다닌 사람 천 명을 데려다 연구하면 “사람은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없다”, “사람은 본능밖에 모른다”, “사람은 미적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겁니다. 능력의 부재와 교육의 부재는 결과만 봐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수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와 현대인의 뇌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시대의 아기를 지금 데려다 키우면 현대 사회에서 잘 살아간다는 사고 실험이 자주 인용됩니다. 같은 뇌라도 무엇을 배웠느냐에 따라 도달하는 곳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개는 다른 종이니 이 유추에서 가져올 결론은 개도 그만큼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교육 없이는 한계를 판정할 수 없다는 것까지입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강아지의 인지 능력에 미리 한계를 두지 않는 것을 기본 가정으로 삼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한계는 미리 긋지 않고 결과로 확인한다는 뜻입니다.
3. 왜 하나의 정답을 증명할 수 없는가
결과는 조합에 따라 달라진다
강아지마다 유전, 성향, 받아 온 교육과 경험이 다릅니다. 같은 강아지도 누가 훈련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릅니다. 사람 쪽 변수도 기술과 타이밍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주는 느낌, 카리스마, 태도까지 포함됩니다. 결과를 좌우하는 건 특정 방법 하나가 아니라 강아지, 사람, 방법론의 조합입니다. 그래서 훈련은 모두에게 통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강아지와 사람에게 맞는 조합을 찾는 일입니다. 물론 타이밍과 일관성처럼 대부분의 훈련가가 동의하는 기본 원칙은 있습니다.
성공 사례가 최선의 방법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훈련 방법론은 대개 두 가지 근거를 듭니다. 이 방법으로 강아지를 키웠더니 원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사례, 그리고 특정 학습 이론에 따르면 그런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사례는 그런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까지만 보여줍니다. 모든 강아지에게 맞거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론 자체는 실험실에서 잘 검증되어 있어도, 그 이론에서 도출한 훈련 절차가 실제 훈련 상황에서 단계마다 그대로 성립하는지는 따로 확인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례와 이론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생명을 대상으로 같은 조건의 실험을 반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리콜 방법 A와 B를 비교하려 해도 한 강아지에게 A를 가르친 뒤 학습 전 상태로 되돌려 B를 시험할 수 없습니다. 다른 강아지를 쓰면 기질과 과거 경험이 달라지고 사람이 바뀌면 숙련도와 타이밍이 달라집니다. 목숨이 걸린 상황의 리콜을 검증하겠다고 위험한 상황을 일부러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A로 성공했다는 사실과 A가 최선이라는 주장은 구분해야 합니다. 관련 연구들이 실제로 무엇을 어디까지 보여주는지는 훈련 과학 논문 정리와 교정 대 보상 비교 연구에 모아 두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에는 가치관이 들어간다
컴퓨터를 수리하는 방법에는 가치관이 크게 개입하지 않습니다. 강아지를 교육할 때는 다릅니다. 무엇을 좋은 삶으로 보는지, 어느 정도의 불편과 압박을 허용할지, 복종을 어디까지 요구할지에 따라 제약 조건이 생깁니다.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겠다는 판단도, 강아지가 반드시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판단도 가치관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방법을 비교하는 일은 사실의 문제인 동시에 가치의 문제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가치 판단은 뒤에 나오는 목표와 제약 조건에 명시해 두었습니다.
2부 · 가설
4. 강아지의 행복은 무엇인가
모든 것이 충족된 상태가 이어지는 것보다, 도전과 어려움이 계속 있고 그것을 넘어 성취하는 상태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증명된 사실이 아니라 제 관점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설계 전체가 이 생각 위에 있습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처럼, 강아지도 아래 욕구가 채워지면 위로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매슬로우 위계 자체는 경험적으로 잘 지지되는 이론이 아니라서, 빌리는 건 엄밀한 단계 구분이 아니라 아래가 채워질수록 위를 원하게 된다는 방향뿐입니다. 강아지 버전으로 바꾸면 이런 사다리입니다. 생존과 안정이 채워진 강아지는 관계를 원하고, 관계가 안정되면 도전과 성취를 원하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성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목표(4부)도 편안함 유지가 아니라 배움과 성취에 맞춰져 있습니다.
5. 배우는 이유, 말을 듣는 이유
무엇으로 배우게 하고, 하기 싫을 때도 왜 말을 듣게 할지에 대한 가설입니다.
- 시작은 음식, 장난감, 벌일 수 있습니다.
- 점점 배우고 해내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성취감이 들어서 배우는 쪽으로 갑니다.
- 하기 싫거나 다른 욕구가 있어도 말을 듣게 하는 건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리더로 믿기 때문에 듣습니다.
여기서 리더는 강압으로 만든 서열이 아니라 신뢰해서 판단을 따르게 되는 상대입니다. 개가 사람의 실망을 아는지부터가 논쟁거리입니다. 개의 “죄지은 표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보호자의 신호에 대한 반응이라는 연구(Horowitz 2009)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항목은 관찰된 사실이 아니라 확인하려는 가설입니다. 방향에 대한 근거는 있습니다. 깨어 있는 개의 뇌를 촬영한 연구(Cook 2016)에서 많은 개가 음식을 예고하는 신호만큼 칭찬을 예고하는 신호에도 강한 보상 반응을 보였습니다. 칭찬과 관계가 보상이 된다는 것까지는 확인됐고, 실망은 그 너머의 가설입니다. 외적 보상은 학습의 시동을 거는 도구이고, 최종적으로는 내적 동기와 관계로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는지, 어디까지 가는지를 이 프로젝트에서 확인합니다.
6. 학습 방식도 위로 올라간다
학습 방식은 루어링·캡처링처럼 사람이 행동을 직접 유도하는 방식에서 시작해, 강아지가 스스로 행동을 만드는 셰이핑으로, 그다음 모방 학습과 언어·개념 학습으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방과 언어·개념 학습은 시범 하나, 말 한마디로 많은 것을 통째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로 묶었습니다. 루어링도 셰이핑도 조작적 조건화의 절차입니다. 나누는 기준은 조건화냐 아니냐가 아니라 행동을 누가 만들고 한 번에 얼마나 전달되느냐입니다. 위로 갈수록 시범 한 번, 말 한마디로 더 많이 전달됩니다. 그래서 상위 방식을 어릴 때부터 많이 노출시킵니다. 당장 완성되지 않아도, 이런 방식으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몸에 익혀 두게 하려는 겁니다.
7. 조건화 너머의 학습 — 참고 자료
위 가설들은 조건화 밖의 학습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 위에 서 있습니다. 고전적 조건화와 조작적 조건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학습을 보여준 연구들, 그리고 그것을 동물 훈련으로 옮긴 체계들입니다.
사람의 학습과 비교하면
사람도 조건화로 배웁니다. 개에게 물린 뒤 개가 무서워지는 것은 고전적 조건화이고, 칭찬받은 행동을 더 자주 하게 되는 것은 조작적 조건화입니다. 점수와 칭찬이 있는 학교도 강화물로 가득한 곳입니다. 하지만 내용 전달은 조건화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아기는 보상 없이 듣는 것만으로 말소리에서 단어의 경계를 통계적으로 찾아내고, 아이는 어른을 보고 따라 하며 배우고, 수업의 중심은 말로 설명해서 가르치는 것입니다. 점수는 공부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미적분의 내용을 머리에 넣어 주지는 못합니다.
강아지 훈련과 비교하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사람 교육에서 조건화는 기초층일 뿐인데, 통상적인 강아지 훈련은 거의 전부가 그 기초층에서 끝납니다. 이 프로젝트가 하려는 것은 강아지 교육을 사람 교육이 쓰는 위층 — 모방, 그리고 언어와 개념 — 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 통찰 — Köhler의 The Mentality of Apes(1925). 침팬지 술탄이 상자와 막대를 조합해 문제를 푸는 것을 Köhler는 시행착오의 누적 없는 통찰로 해석했습니다. 이 해석은 지금도 논쟁이 있습니다.
- 잠재 학습 — Tolman의 미로 실험(1930). 보상 없이 돌아다니기만 한 쥐도 인지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 관찰 학습 — Bandura의 보보 인형 실험(1961). 직접 강화 없이 보는 것만으로 행동이 학습됩니다.
- 언어는 강화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비판 — Chomsky의 Skinner Verbal Behavior 서평(1959).
- 렉시그램 조합 — 보노보 Kanzi(Savage-Rumbaugh). 처음 듣는 조합 지시를 수행했습니다.
- 배제 추론 — 보더콜리 Rico(Kaminski, Science 2004). 모르는 이름을 들으면 처음 보는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 사물 이름 1,022개 — 보더콜리 Chaser(Pilley 2011). 동사–명사 조합 문장 이해는 후속 연구(2013).
- 범주·색·수 개념과 Model/Rival 학습 — 회색앵무 Alex(Pepperberg).
- 개념 훈련 — Ken Ramirez. match-to-sample, 수식어 큐, 모방, 세기까지 개에게 가르친 커리큘럼.
- 모방 학습 — Fugazza와 Miklósi의 Do As I Do 대 셰이핑 효율 비교 연구(2014). 내부 정리는 Do As I Do.
- 이름 붙여 설명하기 — Kayce Cover의 SATS. 마커 대신 이름과 설명으로 가르칩니다.
- 버튼 언어 — They Can Talk 연구. 사람과 상황이 바뀌어도 개들이 “놀이”·“밖” 같은 단어에 알맞게 반응했다는 연구(Bastos 2024)가 있습니다. 내부 정리는 FluentPet.
3부 · 커리큘럼
8. 무엇을 가르치는가
앞의 가설이 맞다면 가르쳐야 할 것은 다섯 갈래입니다.
- 개념을 학습시킵니다. 기본적인 것부터 추상적인 것까지, 하나씩부터 조합까지 점점 쌓아 나갑니다.
- 학습하는 방법 자체를 학습시킵니다. 캡처링, 루어링 같은 조건화뿐 아니라 Do As I Do, 컨셉 트레이닝, FluentPet — 특히 모방 학습과 언어를 통한 학습까지 도달합니다. 조건화를 넘은 학습들입니다.
- 양방향 의사소통을 더 정밀하게, 더 다양하게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래야 가르칠 수 있습니다.
- 배우는 과정에서의 모티베이션을 최상으로 유지시킵니다.
-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합니다.
9. 방법을 고르는 원칙
- 어렵더라도 최대한 모방 학습이나 언어 학습으로 가르칩니다.
- 언어와 개념을 가르칩니다.
- 언어는 명령어와 정보로 나눕니다. 그렇게 나누어 가르칩니다.
명령어와 정보를 나누는 이유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명령어는 행동을 요구하고 수행 여부가 결과로 이어집니다. 정보는 상태와 사실을 알려줄 뿐 행동을 강제하지 않습니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강아지는 모든 말을 명령으로 듣거나, 반대로 어떤 말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배우게 됩니다.
10. 가르칠 언어와 개념
가르칠 언어
- 명령어 — 행동을 요구하는 말. 앉아, 엎드려, 서, 이리 와(리콜), 힐, 기다려, 놔, 가져와, 들어가, 올라가, 터치, 따라 해(Do it), 그만.
- 정보 — 상태와 사실을 알려주는 말. 맞다·틀리다·좋다·끝 같은 마커, 사물의 이름, 장소의 이름, 사람의 이름, 지금·나중 같은 시간, 돼·안 돼 같은 허락과 금지, 밥·산책처럼 다가올 일을 알려주는 예고.
가르칠 개념 — 기본에서 추상으로, 하나에서 조합으로
- 자기 행동이 결과를 만든다 — 학습이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
- 사물, 장소, 사람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 범주 — 장난감, 공처럼 여러 개를 하나로 묶는 이름.
- 수식어 — 크다와 작다, 왼쪽과 오른쪽 같은 구분.
- 같다와 다르다 — 보여준 것과 같은 것을 고르기.
- 시간 — 지금과 나중의 차이.
- 모방 — “따라 해”라는 메타 규칙.
- 배제 추론 — 모르는 이름은 처음 보는 물건을 가리킵니다.
- 규칙 — 해도 되는 것, 안 되는 것,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
- 반드시 — 예외 없이 수행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 조합 — 배운 단어와 개념을 묶어 처음 듣는 지시를 이해하기.
순서가 곧 난이도입니다. 앞의 것은 조건화로도 가르칠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배제 추론, 메타 규칙, 조합처럼 조건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능력이 필요해집니다. 대부분의 단계는 동물에게 가능하다는 증거가 2부의 참고 자료에 있습니다. 다만 시간, 규칙, 반드시처럼 아직 대응하는 연구를 찾지 못한 단계도 있습니다. 그 단계들은 기존 증거가 아니라 이 프로젝트가 직접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11. 지금의 우선순위
커리큘럼 전체를 동시에 할 수는 없으므로 지금은 이 순서로 힘을 씁니다.
12. 사고 실험 — “크레이트에 들어가”를 가르치는 세 가지 방식
같은 행동이라도 세 가지 다른 깊이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 조건화로 가르치기 — 루어링이나 셰이핑으로 들어가는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안정된 뒤 신호를 붙입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입니다.
- 모방으로 가르치기 — Do As I Do. 사람이 먼저 크레이트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따라 해” 신호를 줍니다. 행동을 조각내지 않고 통째로 전달합니다.
- 언어와 개념으로 가르치기 — 크레이트가 무엇인지(이름), 들어가가 무엇인지(동작 단어), 명령이 무엇인지(반드시 수행해야 한다는 것)를 각각 가르친 뒤, 그것을 말로 이어서 수행하게 합니다.
관건은 세 번째입니다. 보노보 Kanzi가 렉시그램 조합으로 처음 듣는 지시를 수행했고, 보더콜리 Chaser가 1,000개가 넘는 사물 이름과 동사–명사 조합 문장을 구분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강아지 한 마리와 이것이 어디까지 되는지는 답이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확인하려는 게 그 지점입니다.
다만 한 번의 성공을 이해의 증거로 삼지는 않습니다. 시험은 다른 설명을 하나씩 제거하도록 설계합니다.
- 크레이트·매트·상자 같은 이름과 들어가·올라가·터치 같은 동작을 각각 먼저 구별하는지 확인합니다.
- 사람의 시선, 손짓, 서 있는 위치가 답을 알려주지 않게 하고 말만 들려줍니다.
- 이미 아는 문장들 사이에 한 번도 연습하지 않은 문장을 끼워 넣습니다.
- 첫 시도의 반응을 반복 후의 성공과 따로 기록합니다. 반복 후의 성공은 그 사이에 문장을 새로 배운 것일 수 있습니다.
- 처음 보는 크레이트, 다른 장소, 다른 사람의 말로도 같은지 확인합니다.
4부 · 프로젝트 운영
13. 프로젝트 에픽의 방법론
먼저 목표와 제약 조건을 정합니다. 그 안에서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결과를 봅니다. 과학적으로 하나의 정답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방법을 정답으로 선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찾는 것은 모든 강아지를 위한 보편적인 방법이 아니라 현재의 강아지와 핸들러가 목표에 도달할 때 실제로 작동하는 조합입니다. 그것이 최적인지는 알 수 없더라도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을 실제로 해내는 데 의미를 둡니다.
여러 훈련 이론에는 겹치는 부분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통 원칙은 받아들이되 어떤 이론도 그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관찰된 사실이고 무엇이 해석인지 나누어 봅니다. 서로 충돌하는 주장은 원리를 최대한 이해한 뒤 조건을 달리해 시험합니다. 필요하면 같은 시기에 비교하고 동시에 적용하기 어려우면 시기를 나눕니다.
판단의 기준은 목표와 제약 조건입니다. 사람마다 강아지와 살고 싶은 방식이 다르므로 수단도 달라집니다. 강아지를 때려도 되는가라는 질문도 추상적인 찬반으로 끝내지 않고 무엇을 막으려는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어떤 손해가 남는지, 현재의 제약 조건을 넘는지를 함께 봅니다. 지금 믿는 관점은 있지만 영원한 정답으로 두지 않고 새로운 경험과 근거가 생기면 바꿉니다. 제약 조건 역시 갱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유효한 동안에는 예외 없이 지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강아지 한 마리와 사람 한 명의 N-of-1 기록입니다. 결과가 나와도 모든 강아지에게 최선이라고 말할 수 없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다른 사람이 과정을 검증할 수 있도록 기록 규칙을 지킵니다.
- 성공이 무엇인지 미리 정합니다. 이해했다가 아니라, 어떤 신호 뒤 어떤 조건에서 무슨 행동이 나와야 성공인지.
- 연습에 쓴 대상과 시험에 쓸 대상을 나눕니다.
- 첫 시도의 결과와 반복한 뒤의 성공을 나누어 적습니다.
- 사람이 무심코 주는 힌트 — 시선, 손, 몸의 방향 — 를 줄입니다.
- 맞힌 횟수만이 아니라 걸린 시간, 회피, 흥분과 회복도 적습니다.
- 실패한 장면도 남깁니다.
14. 목표
판단은 목표에 따라 달라지므로 목표부터 적습니다. 아래는 강아지의 목표입니다. 사람의 성장은 별도 목표로 관리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을 일관되게 수행하는 것 자체가 사람의 수련이라, 강아지의 목표를 좇는 동안 저절로 따라옵니다.
- 배우고 성장하는 삶 — 자발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람과 함께 활동하는 일을 즐깁니다.
- 기쁨과 어려움을 모두 겪는 삶 — 기쁨뿐 아니라 슬픔과 역경, 성취와 성장을 겪고 스스로 넘으면서 성취감을 느낍니다. 늘 즐겁기만 한 삶이 아니라 종합적인 삶입니다.
- 자율성과 예외 없는 명령 — 대부분의 일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해서 결과를 감당합니다. 그러나 안전과 직결된 리콜, 힐, 즉시 멈추고 엎드리는 다운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힐이 여기 들어가는 이유는 복종 과목이기 이전에 도로와 인파처럼 통제가 필요한 환경에서 안전을 지키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 더 높은 개념의 이해 — 사물의 이름, 시간, 규칙, 모방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학습의 한계를 미리 정하지 않습니다.
15. 방법
- 전 세계에서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 교육 체계와 관련 연구를 공부합니다.
- 어질리티 — Susan Garrett, OneMind Dogs
- 오비디언스 — Fenzi
- IGP — Training Without Conflict
- 링스포츠 — NePoPo
- 연구 기반 — ELTE(Do As I Do, 모방 학습·소셜 러닝), FluentPet(언어 소통)
- 트릭 — My Aussie Gal, Do More With Your Dog
- 관점 — D.I.N.G.O., Absolute Dogs, Control Unleashed
- 기타 — 노즈워크와 자율적인 문제 해결, 협조적 핸들링
- 각 방법론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이해한 뒤 이 프로젝트의 목표와 관련된 부분을 직접 시험합니다.
- 훈련은 지식만으로 익힐 수 없는 수행 기술이므로 직접 반복해서 연습합니다.
16. 제약 조건
- 기본적으로 모든 훈련 방법을 선택지에 둡니다.
- 시작은 충격과 부담이 가장 적은 방법부터 합니다.
- 현재의 제약 조건은 비가역적인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 강아지가 큰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은 원리와 기준을 이해한 상태에서만 씁니다. 기준은 이렇게 점검합니다 — 강아지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자기가 무엇을 해야 했고 무엇을 안 해서 결과가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신호와 기대 행동, 결과의 관계가 일관돼야 합니다. 사람이 화났다는 이유만으로 압박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 멈춤 규칙 — 피하려 하거나 몸이 굳고 좀처럼 평정을 되찾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그것을 성장 과정으로 합리화하지 않습니다. 과제를 쉽게 만들거나 방법을 바꿉니다.
압박에는 반대 방향의 연구도 있습니다. 혐오 자극을 많이 쓴 훈련 집단에서 스트레스 행동이 잦고 훈련 후 코르티솔이 높았다는 관찰 연구(Vieira de Castro 2020)와, 그렇게 훈련된 개들이 모호한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판단했다는 연구(Casey 2021)가 있습니다. 그래서 압박을 선택지에서 빼지 않더라도, 행동이 좋아졌는지만 보지 않고 감정과 복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따로 확인합니다.
5부 · 현재 상태
17. 기록
날짜별로 그 시점의 중심 과제와 커리큘럼을 적습니다. 아래는 끝낸 것의 목록이 아니라 그 시점에 진행 중인 커리큘럼입니다.
2026-08-10
지금까지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세상의 여러 대상에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습니다. 현재는 많은 개념을 가르치는 일,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 사람과의 신뢰와 올바른 관계, 다양한 감각과 신체 사용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 개념
- 학습이 작동하는 방식
- 어떤 행동을 하면 보상이 나오고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올바르게, 빠르게, 시킬 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 루어링, 캡처링, 셰이핑, 따라 배우기처럼 배우는 방식 자체도 여러 가지로 익힙니다.
- 사람이 먼저 보여주면 따라 하며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 자기 행동이 결과를 만든다는 효능감을 기릅니다.
- 신호와 언어
- 행동을 먼저 보지 않아도 서로 다른 음성 신호를 구분합니다.
- 물체마다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 된다와 안 된다, 좋다와 나쁘다, 맞다와 틀리다처럼 행동의 결과를 알려주는 신호를 이해합니다.
- 지금과 나중처럼 시간의 차이를 배웁니다.
- 물체, 장소, 몸의 자세에 대한 기다림 신호를 구분합니다.
- 규칙과 역할
- 놀이에도 규칙이 있고 규칙을 따라야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 실패해도 끝까지 하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때와 그러면 안 되는 때를 나눕니다.
- 해도 되는 일, 하면 안 되는 일,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일을 구분합니다.
- 자신의 역할과 자신의 역할이 아닌 것을 압니다.
- 원하는 것이 있으면 올바른 방식으로 요구할 수 있고 그 요구는 받아들여질 수도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 활동
- 특정 냄새를 찾고 후각으로 문제를 풉니다.
- 터그, 리트리브, 쫓고 잡기, 몸싸움, 따라 하기, 찾기, 퀴즈처럼 함께 노는 방법을 넓힙니다.
- 학습이 작동하는 방식
- 감정
- 관계
- 관계의 기본
- 바탕은 사람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그렇다고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혼자 있어도 괜찮은 독립심을 가집니다.
- 함께 있을 때는 서로 즐겁습니다.
- 의사소통
-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고 그 요구가 승인되거나 거절되는 과정을 받아들입니다.
- 의사소통의 종류를 늘리고 각 신호를 더 분명하게 만듭니다.
- 관계의 기본
- 감각과 신체 사용
- 여러 환경에서 몸을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 여러 냄새를 찾고 다양한 자극을 경험합니다. 자극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극 뒤에 평정을 되찾는 것까지 배웁니다.
18. 현재 배우고 있는 관점들
- 같이 노는 것
- Training Without Conflict의 쫓고 잡기와 소유 게임. fetch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 진심으로 놀아서 장난감을 뺏고 싶게 만들고, 소유 게임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에서 개가 이기게 합니다.
- Fenzi의 Personal Play. 음식도 장난감도 없이 사람과의 상호작용 자체로 노는 맨몸 놀이입니다. 개 눈높이로 내려가 그 개가 좋아하는 방식을 찾습니다.
- 관계, 소통
- Susan Garrett의 Recallers. 강화물의 가치와 환경의 산만도를 등급으로 매기고 낮은 산만도부터 게임으로 쌓습니다. 리콜은 결국 커다란 ItsYerChoice 한 판이라는 관점입니다.
- Fenzi의 engagement. 환경 순화에서 시작해 사람이 시작하는 관여, 개가 자발적으로 시작하는 관여, 보상 없이 유지, 보상보다 일 먼저까지 단계적으로 올립니다.
- FluentPet. 결과가 분명한 단어 하나부터 보호자가 눌러 보이는 모델링으로 시작하고, 버튼 조합은 반복해서 확인되기 전에는 해석하지 않습니다.
- Control Unleashed. 1-2-3, Look At That 같은 패턴 게임과 Off-Switch. 흥분과 진정의 전환을 반복해서 가라앉는 것 자체를 보상받는 행동으로 만듭니다.
- Absolute Dogs. 행동이 아니라 각성 조절, 시선 떼기, 낙관성 같은 컨셉을 진단해서 약한 축을 게임으로 키웁니다.
- 트레이닝 방법
- D.I.N.G.O.의 페어 트레이닝. 개에게 선택권을 주고 시작하는지가 기준이고, 틀렸다는 신호 없이 맞았다는 신호만으로 스스로 배우게 합니다.
- Do As I Do. stay, 시범, "Do it!" 신호 순서로 이미 아는 행동에서 따라 한다는 메타 규칙을 만든 뒤 새 행동으로 확장합니다.
- OneMind Dogs. 장애물이 아니라 개가 달리는 선을 핸들링합니다. 개는 신체 신호를 음성보다 먼저 읽으므로 모든 신호 요소가 같은 선을 가리키게 합니다.
- 드라이브, 규칙, 생활
19. 지금까지 확인한 공통점
- 강아지는 주어진 상황에서 타고난 성향과 배운 것이 시키는 행동을 합니다. 엄밀히 증명된 관찰이라기보다, 이렇게 볼 때 문제가 풀렸다는 작업 원칙에 가깝습니다.
- 강아지의 행동은 유전과 사람과 함께 살아온 경험의 결과입니다. 사람이 일관되게 행동하면 꽤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 타이밍과 일관성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 강아지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 실패가 반복되면 강아지를 탓하기 전에 사람이 기준, 환경, 보상, 난이도를 바꿉니다.
20. 내가 생각하는 것
- 과정에 담긴 선의보다 실제 결과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결과는 명령을 수행했는지만이 아니라 행동의 변화, 감정 상태, 압박 뒤의 회복, 사람과의 관계까지입니다.
- 관계와 개념이 제대로 학습되면 그 이후의 학습은 쉬워집니다.
- 다양한 것을 경험할수록 더 여러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강아지의 이해와 학습과 성장에 미리 한계를 정하지 않습니다.
- 대부분의 학습은 강아지에게 주도권을 줄수록 가능성이 커집니다. 스스로 행동해서 원하는 것을 얻게 하고 즐겁게 배우게 합니다. 그러나 리콜처럼 무조건적인 수행이 필요한 영역은 엄격하게 통제하고 이때는 압박도 쓸 수 있습니다. 부담이 적고 긍정적인 방법부터 시작해서 결과를 보며 다음 수단을 정합니다.
- 압박을 모두 없애기보다 압박에 대처하는 법을 미리 가르칩니다. 압박을 받았을 때 무너지지 않고 생산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려움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올리고 회복하지 못하면 난이도를 낮춥니다.
- 세상의 어려움을 모두 걸러주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위험한 것이 있고 자신이 감당할 책임이 있으며 해야 하는 일을 해내야 합니다.
- 강아지도 함께 사는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도덕적 비난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해 배워야 하는 행동과 자기조절을 말합니다. 지금의 역할은 열심히 배우고 스스로를 관리하고 자기 몸을 챙기며 팀에 불필요한 부담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위 생각들은 현재의 관점입니다. 목표는 분명하게 두고 제약 조건은 지키며 방법은 결과를 보고 계속 수정합니다.
21.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
- 처음 듣는 단어 조합을 첫 시도에 수행했다면, 정말 뜻을 합친 것일까요. 물건의 위치, 사람의 몸짓, 과거에 배운 비슷한 행동이라는 설명은 어떻게 제거할까요.
- 반드시는 하나의 규칙으로 배워 여러 신호에 적용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리콜과 다운을 각각 많이 연습해 따로 강해진 것일까요.
- 음식과 장난감이 보이지 않아도 함께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배우는 일 자체의 재미일까요, 사람의 반응일까요, 가끔 보상이 나왔던 기억일까요, 신뢰일까요.
- 감당하고 회복하는 압박과 무기력해지거나 피하게 만드는 압박은 어떤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요.
- 이 강아지와 저에게 통한 교육 순서 중, 다른 강아지와 사람도 다시 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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